​콩 한 쪽은 너나 먹어 내 마음은 콩밭에 가 있으니

63 아트 뮤지엄_2018.4.6-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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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속담 비틀기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말은 불편하다. 일단,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단정적인 말투가 불편하고, 이 말을 할 때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책임을 과거의 불특정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불편하다. 이처럼 어딘가 여러 불편하게 느껴지는 속담은 어린 시절 가정 교육에서부터 주입되어 이후 다양한 교육을 받아오면서 훈련되었고,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그다지 의심하지 않고 당연한 듯 익숙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속담이라고 하는 것은 특정 상황과 그러한 상황에 맞는 어구가 사용될 때 올바르게 작동하는 것인데, 대체로 이런 상황이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은 고려되고 있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1. ‘콩 한 쪽도 나눠 먹어라’

이 속담은 과거 농경사회에서 어려운 시기가 닥쳐오더라도 서로 돕고 양보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라는 의미에서 사용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양보는 마냥 아름다운 미덕으로만 바라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사회구조가 변하면서 함께 하는 공동작업보다는 개인적인 업무가 지배적인 환경이 되었고, 단체나 집단에 대한 평가보다는 개인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보라는 미덕을 마냥 긍정적인 것으로만 보기는 어렵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당의 이름이 주장하듯이 ‘더불어 함께 민주적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양보’는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강조되고 있다.  

‘양보, 넓게는 착하게 산다는 것’ 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보하며 착하게 산다는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이분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어느 유명인사가 큰 금액을 기부했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존경하거나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주변의 지인이 작은 봉사를 하는 것에는 ‘오지랖’이고 폄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라는 말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마음이 다른 곳도 아닌 콩 밭에 있을까? 전해지는 이야기로 이 말은 비둘기가 콩을 좋아해서 몸이 다른데 있어도 마음은 항상 콩밭으로 가고 싶어하고, 틈만 나면 콩밭으로 날아가 콩을 먹는 것을 보고 ‘비둘기 마음은 콩밭에 있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 가난한 백성들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심은 콩은 소작료를 내지 않아도 되었기에 어디 짜투래기 땅이라도 있으면 콩을 심었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작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콩을 누가 서리라도 하면 큰일이기에 마음은 항상 콩을 심은 콩밭에 가있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왠지 좀 더 로맨틱한 이유에서 비롯된 말일 수도 있지 않을까? 콩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다른 농작물에 비해 비교적 손이 덜 가는 농작물이니 콩밭은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지 않았을까? 옛날에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결혼이 이루어졌으니 아마도 그 콩밭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숨어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은 아마도 사랑하는 누군가에 대한 생각을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혹은 최소한 나의 마음이 지금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어떤 현실적 상황을 벗어나 좀 더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곳에 가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4. 그러니, 콩 한쪽은 너나 먹어, 내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으니..

“콩 한쪽은 너나 먹어 내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으니”라는 부제는 이상적이라 생각되는 사회의 모습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과 그것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여기에 덧붙여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오는 양보의 문제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에 대한 개인적인 심상의 표현하고 싶었다. 더불어 도시사람의 텃밭이라 불리는 화분을 전시장 안에 두고, 그것을 콩밭으로 일구어내는 일련의 과정들을 전시라는 형태로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착하게 사는 것’ 이 과연 어떤 삶이고,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0. Twisting Proverb

“The old sayings are all true.” It’s an uncomfortable saying. First of all, there is conclusive tone, the declaration that there is nothing that is false. But it’s also uncomfortable because the person saying it seems to want to pass the responsibility for arguing his or her claim off on some unspecified person in the past. We’ve been trained in several somehow awkward sayings like this, things drummed into us at home from a young age and reinforced through different learning experiences afterwards. By the time we are adults, we hardly question them at all, using them ourselves as something familiar and obvious. But sayings function properly when the right words are used for a specific situation, and there seems to be a tendency in these situations not to recognize the consideration that needs to be shown to the other.

 

1. “Even a single bean is to be shared”

This saying was used in Korea’s past agricultural society to communicate the idea that people should each make sacrifices during difficult times to overcome their problems. In the modern society of today, however, sacrifices cannot be viewed simply as a beautiful virtue. Most notably, changes in the social structure have resulted in an environment where individual duties predominate over collective ones; it has become more important to rate the individual rather than the collective or group. Under the circumstances, it is no longer possible to view sacrifice as merely something positive. At the same time, “concessions” are still treated as an important value in a world where, as the name of one political party puts it, we “must live together democratically.” 

This is not to say that I hold a critical view toward sacrifice, or toward living decently in a broader sense. I do see a problem, however, with the dualistic way people treat the matter of concessions and decent living. Why is it that we are generally respectful and lavish in our praise of celebrities who donate large sums of money, yet contemptuous of the “overbearing” acts of small service by people around us?

 

2. “My mind is on the bean field.”

The Korean saying “My mind is on the bean field” is used when we are not focusing on the matter at hand, but worrying about something else. But why should the mind be on a bean field in particular? I’ve heard it said that the original saying was, “The pigeon’s mind is on the bean field.” This was supposedly inspired by the sight of pigeons: since pigeons like beans, their minds always want to go to the bean field, no matter where their body happens to be, and they avail themselves of every opportunity to fly to the bean field and eat. I’ve also heard that the poor commoners of the Choseon era used to plant beans on their tiniest scraps of land, since they didn’t have to pay rent for beans planted on the ridges between paddies or fields. But even without the rents, it would have been a disaster if someone were to steal those beans, and so their minds were said to be always on their bean fields. But couldn’t this story have somewhat more romantic origins? Could it be that bean fields were relatively deserted places, since beans grow so well in harsh soil environments and require less tending than other crops? With marriages in the old days arranged irrespective of the parties’ wishes, could it be that a lover was hiding and waiting in the bean field? Might “my mind is on the bean field” then mean that someone was thinking about the one they love? I also think about how it might symbolize the way my mind, at least, has escape some intense current situation and is resting in a more romantic and hopeful place.

 

4. “Enjoy your single bean; my mind is on the bean field.”

With the subtitle “Enjoy your single bean; my mind is on the bean field,” I wanted to show the distance between the reality and the society we see as ideal, and the way those things function in our society. I also wanted to represent my own personal images for mixed emotions on the issue of sacrifice that emerges from the gap between reality and ideal. By placing flower plots (which might be called the “gardens” of city dwellers) in the gallery and organizing an exhibition to show the various steps in the process of turning them into bean fields, I tried to create an opportunity for us to consider what kind of life we mean when we talk about “living decently,” and how we should look at it.

Day 1

 

여의도 63 빌딩 전망대에 위치한 63 아트 미술관에 총 16개의 화분에 80여개의 강낭콩을 심었다. 전시장 안 실내에 인공 조명과 공기 청정기로 유입되는 공기로 강낭콩을 재배 하는 것이 다소 걱정스럽지만, 콩은 어디서든 잘 자란다 했다. 개인전을 했지만, 작품이 아직 땅 속에 있는 상태라 사람들을 초대 하지는 못했다. 

Day 10 

 

10일 만에 첫 싹이 돋았다. 16개의 화분중에 눈에 보이게 올라오는 것은 단 하나의 싹 이지만, 나머지 콩 들도 떡잎으로 올라오기 위해 고개를 처 들고 있다.  

Day 14

 

모든 회분에 싹이 올라온다. 많게는 5개 적게는 2개의 싹이 아주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떡잎 사이로 어린 본 잎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화분의 본잎들은 그 크기가 매우 크다. 

Day 17

 

순조롭게 잘 자라고 있다. 일부는 새 본 잎들 사이로 새 본 잎들이 솟아 오르며 자라고 있다. 실내 조명이 다소 국소적인 탓에 다소 웃자라는 경향이 있지만, 줄기의 굵기가 너무 얇지 않은 편이다. 

Day 21

순조롭게 잘 자라고 있다. 두번 째 새 본 잎들이 쑥쑥 자란다. 

Day 23

 

​다소 웃자라는 것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이제는 전시장이 아주 풍성해 보인다. 

Day 26

뒤늦게 나기 시작하는 새 떡잎이 올라오기도 하나 대체로 순조롭게 자라고 있다. 일부 강낭콩은 천장에 닿을 듯 높이 올라가고 있다. 조만간 지지대가 필요한 시점이 올 것 같다.